인종증오 ‘십자가 화형식’ 충격
노바스코샤 주에서 흑인을 증오하는 상징하는 ‘십자가 화형식’ 범죄를 저지른 청년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연방경찰(RCMP)은 지난 21일(일) 한 흑인·백인 부부 집 앞 잔디밭에 올가미를 매단 7피트 높이의 나무십자가를 불태우고 도망친 네이슨 르버그(20), 저스틴 르버그(19)를 24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핼리팩스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운전거리에 위치한 포플라 그로브(Poplar Grove)에 거주하는 셰인 호(남·흑인), 미셸 리온(여·백인)으로 이들은 21일 아침 발생한 십자가 화형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용의자들은 심지어 “N---, 죽어버려라(Die N----, die)”는 욕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들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회피했으나, 지역신문은 리온과 용의자들은 친척이고, 용의자들은 형제라고 보도했다. 사실혼 관계인 호·리온 부부는 2살부터 17살의 자녀 5명을 두고 있다. RCMP 관계자는 “특정인종을 겨냥한 혐오스러운 사건으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용의자들에게는 증오와 해악, 살해위협 등의 혐의가 부과됐다”고 전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흑인 차별을 그린 영화 ‘미시시피 버닝(Mississippi Burning)’을 본 딴 십자가 화형식으로 노바스코샤 흑인 사회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편 핼리팩스의 피터 켈리 시장은 1960년대에 ‘아프리시빌(Africville)’에서 벌어졌던 흑인차별 행위에 대해 24일 공식 사과했다. 당시 아프리시빌의 흑인들은 정부서비스를 거부당하고, 집이 강제로 철거되며 마을에서 쫓겨나는 차별을 당했다. 노바스코샤의 흑인들은 스스로를 ‘북쪽의 미시시피(the Mississippi of the North)’로 부르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에도 인종갈등 사건이 줄을 이었다. 셀번의 흑인헤리티지 소사이어티가 의문의 화재로 불탔고, 프레스턴의 ‘블랙 컬처럴 소사이어티’ 사무실에 폭탄이 날아들었으며, 딕비에서는 경찰과 흑인 청년들이 인종차별 문제로 충돌하기도 했다. 아프리시빌의 에디 카버리는 “핼리팩스 시장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우리는 이제부터 개인보상과 청문회를 요구하는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